예비역 중령 출신인 피우진 전 국가보훈처장은 군복무 당시 유방암에 걸려 투병하다가 병마를 이겨냈지만 '장애 판정'을 받아 2006년 11월 강제 퇴역됐다. 피 전 처장은 이에 맞서 인사소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행정소송을 제기, 승소해 2008년 5월 군에 복귀했다. 

국방부는 피 중령 사건 여파로 2007년 8월 '심신장애 군인 전역 및 현역복무 기준'을 전면 개정해 심신장애 1~9급으로 판정돼도 본인이 희망할 경우 각 군 전역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계속 복무할 수 있도록 바꿨다.

한겨레 21은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변희수 하사또한  성전환 수술 후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받았지만, 계속 복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이런 토대가 피 중령 사건이었다.

변희수 하사도 이겼지만 시간이 너무 걸렸고 재판결과를 보기전에 고인이 된 점이 차이가 있었다

군 복무 중 성전환(성확정) 수술을 받은 고 변희수 전 하사의 ‘강제 전역’ 처분이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은 2021년 10월 27일날 확정됐다. 1년 9개월만이었다.

피고인 육군참모총장은 법무부의 항소 포기 지휘에 따라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그에 앞서 2020년 1월 육군전역심사위원회는 변희수 하사의 전역을 의결했고 인권위는 그 전해인 2019년 12월 국가인권위원회는  12월 육군참모총장에게 전역 처분 취소를, 국방부 장관에게는 제도 정비를 권고했다. 그러나 군은 “전역 처분은 법규에 의거한 적법한 행정처분이다.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변희수 하사는 피고인 육군참모총장이 답변서 제출을 미루면서 소송 제기 반년이 지나도록 변론 기일이 열리지 않게 됨에 따라 첫 변론기일을 한 달 가량 앞둔 2021년 3월충북 청주시의 집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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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길이 되려면>, <우리 몸이 세계라면>을 이라는 보건정책과 사회역학분야의 베스트셀러를 낸 김승섭교수의 세번째 책은 피우진 중령이 촉발한 트라우마 생존자에 대한 구호조치의 기사제목을 따서 지었다.

세월호와 천안함이라는 이념적으로는 대립되는 두 진영의  “트라우마 생존자"를 다루는 책을 냈다. 이 책은 이념과 진영을 떠나서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폭력적인 태도가 낱낱이 보여지고 있다.

 

김승섭 교수는 연대 의대를 졸업하고 공중보건의를 하면서 모든 질병은 사회적이라는 인식하에 정의로운 건강과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기 위해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에서 공부를 했다.

고려대학교 학생들에게는 섭섭한 일인데 올해 고려대학교 보건정책학과에서 서울대 보건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교수는 최우수 강의상을 2년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김승섭 교수는 사회역학자이다.

역학은 외부 힘이나 서로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그 위치나 크기 속도 등의 변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 탐구하는 과학으로 고전역학의 완성자는 뉴턴이다.

사회역학은 사회에서 나타나는 부조리와 차별 병폐등의 원인을 찾아보고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 지를 밝히는 학문이다.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구조, 제도, 관계 등을 추적하는 학문으로 사회적요인과 건강의 상호작용에 주목한다.

김승섭 교수는 이렇게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꿔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고자 연구하고 있다. 대부분의 질병은 개인의 개별적 문제로 비롯될 수도 있지만, 사회 시스템 안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암도 일종의 산재인 것이다. 질병의 원인을 개인에게서 찾지 않고 사회에서 찾게 되면 해결방법도 역시 사회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게 되고 김승섭교수의 3권의 책은 이 내용들은 여러각도에서 점차 목소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쓰여졌다.

김승섭교수의 이번 책 제목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는 당연히 이길줄 알았는 데 아직도 이길려면 힘든 안타까움의 반어법이다.

자료화면 : 알라딘 제공

(책속으로)

생존 장병들에게 사고 직후 천안함 내부 정리와 시신 확인을 지시한 부분에서는 말문이 턱 막히면서 눈물이 터져 나왔다. 세월호 아이들과 불과 나이 차이가 서너 살, 세월호 생존 학생들에게 세월호 선체 정리와 시신 확인을 하게 했다면, 그건 정말 말이 안 되는 일이었을 텐데. 그렇게 말이 안 되는 일이 천안함 때는 버젓이 벌어졌다. 군인이라는 특수 상황 이전에 그들은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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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후퇴할 수 있고 한국 사회는 더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연한 사고가 아닙니다. 2014년 4월 16일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와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처럼 한국 사회의 부패와 무능이 드러난 날이었습니다. 그것은 거대한 희생을 겪고도 그 경험으로부터 배우고 바꾸지 못해 발생한 미래입니다. 언젠가 이 글을 읽는 누군가의 삶을 앗아갈, 아직은 그 이름을 알지 못하는 또다른 참사의 과거일 수도 있습니다. ----- 190

 

군인은 국가를 지키는 노동을 하는 사람입니다. 천안함 생존장병의 PTSD는 그 노동 과정에서 생겨난 산업재해이지요. 일하다 다친 군인에게 상이연금과 국가유공자 등록은 그들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입니다. 그러나 생존장병들은 마땅히 그들의 몫이어야 하는 보상금을 안내받지 못해 뒤늦게 신청하거나 신청 기한을 놓쳐 아예 받지 못하고 있었고, 국가유공자가 되기 위한 행정절차는 난관들로 가득했습니다. (...)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가장 위험한 자리에서 일하던 이들이 다쳤을 때, 그들을 지키는 것은 사회의 몫이어야 합니다. 2010년 차가운 서해 바다에서 트라우마를 겪고 지난 11년의 시간을 힘겹게 버텨낸 생존장병들에게 상이연금 지급과 국가유공자 등록은 한국 사회가 그들의 노동에 대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예의인 것입니다. ---- 233~235

 

‘이야기’할 수 있다면, 슬픔은 견뎌질 수 있다

트라우마 생존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기 위해서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생존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고 답해주고 그 고통을 비하하는 사람들에 맞서 함께 싸워주는 이들이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 생존자의 몸속에서 고통의 에너지로 머물던 사건은 언어로 만들어진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세월호 생존학생 연구와 천안함 생존장병 연구를 진행했던 제가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미약하게나마 그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데 기여하고자 쓴 글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예민한 사건이자, 여전히 진보와 보수 진영에서 각기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이용하고 있는 사건을 두고서 책을 쓴다는 일이 실은 두려웠습니다. 글을 읽기도 전에 “너는 어느 편이냐”라고 물을 것이 분명한 한국 사회에서 두 사건 모두에서 동료를 잃은 채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다고, 그 생존자들의 트라우마에 귀를 기울이면 우리가 어떤 태도로 과거를 살아왔는지 더 잘 알 수 있지 않겠냐는 말이 과연 받아들여질지 걱정스러웠습니다.   ---「후주」중에서

 

서거차도(세월호 피해현장)인가에 도착했는 데 이게 뭐지? 기자 같은 사람들? 막 있는 거예요. 거기. 방금 전까지만 해도 친구들이 물에 잠긴 거 보고 왔는데, 막 기자들이 정신없이 저희들 찍고 있으니까 되게 당황스럽고 저희는 다 젖고 막 꼴도 말이 아닌데. 얘네들이 대체 언제 와서 저러고 있는지, 막 친구들끼리 얼굴 가리려고 뭉쳐 있었는데, 마을 주민, 아주머니가 담요 들고 오시더니 저희를 덮어주시는 거예요. (생존학생 11) --- 본문 중에서

출판사의 서평에서 꼭 담았던 내용 : 이 책의 표지 얘기를 꼭 드리고 싶어집니다. 표지는 재생펄프를 사용하여 환경부의 환경표지 인증을 받은 친환경 종이에, 코팅은 하지 않았습니다. 물이 닿으면 젖고 손때가 묻고 언제라도 쉽게 찢어질 수 있는 취약함을 그대로 몸으로 삼았습니다. 다칠 수 있음, 울 수 있음, 이야기할 수 있음이 결국 하나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임을 모르지 않기 때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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